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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흑백사진 10. 아주 오래된 식영정 풍경

글쓴이 baezzang   2009/11/02 08:12 GJ Library/추억 상자    

아주 오래된 식영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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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식영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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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식영정


많이 다르다. 식영정(息影亭)이 거기 서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데, 주변 풍광은 다르다. 물론 도로도 그 자리에 그대로이고, 그 앞을 흐르는 자미탄 강 길도 비슷하지만 뒷 배경은 너무 달라 색다른 느낌이다.

하기야 반 세기의 세월이다. 60년대라니 초근목피, 산 자락에 소나무 껍질 하나까지 다 벗겨다 먹던 시절의 사진이다. 지금이야 산림녹화를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큼 이뤘으니 뒷산 별뫼(星山:성산별곡의 성산은 여기에서 따왔다)가 민둥산인건 색다르게 보일만도 하다. 식영정이 있는 언덕배기만 소나무가 보존돼 있고 성산은 아예 반들거릴 정도다. 산 꼭대기 부근에 소나무 한 그루가 이채롭다.

그래도 역사적인 유물 주변은 보호할 줄 알았던 어른들의 지혜는 본받을 만하다. 아마도 땔감으로 주변 산 모든 나무를 베었을 법 한데, 식영정 주위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건재하지 않는가. 지혜롭다.
또 멀리 보이는 식영정의 자태도 그대로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식영정 오른쪽으로 숲이 우거져 있다는 것. 이곳에 지금은 <송강집>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1973년), 부용당(1972년) 등의 부속건물들이 들어섰다.

식영정은 원래 1560년 서하당 김성원이 스승이자 장인인 석천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한다. 식영정이라는 이름은 임억령이 지었고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이다. 얼핏 그늘지는 아름다운 정자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은 굉장히 도교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이전투구, 이합집산의 난장판같은 정치에 휩쓸리기 싫어했던 임억령이 말년 담양부사시절 이곳에서 김성원, 고경명, 정철 등에게 도학을 강론하며 지냈다는 사실을 덧붙여 보면 자신을 항상 뒤따라 다니는 그림자마져 내려놓고(쉬게하고) 조물주처럼 자유롭고 호방무애한 삶을 살고싶다는 바람을 표현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임억령이 쓴 ‘식영정기’에는 그런 도교적 색채가 짙은 설명이 나온다. 그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했던 곳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식영정은 1972년 전라남도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제 헐벗고 굶주리던 6~70년대를 넘어 별뫼는 물론 정자주변에도 푸른 숲이 우거져 정자가 보이지도 않고, 앞은 잔잔한 호수로 변했다. 가히 임억령이 다시 찾아오고 정철이 노닐며 시 한 수읊을만한 곳이 되었다 하겠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요란스러운 개발만 없길 바랄뿐이다.

- 글 : 김옥렬 (전대신문 편집위원)

ps. 계간으로 발행되는 광주지하철의 사보 메트로에 추억의 흑백사진을 연재하고 있는 김옥렬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오랫만이라서 더욱 반갑게 받았다. 간만에 새 글을 올렸다는 소식에 선배의 글을 받아보았다. 이번 연재기사는 광주사람들이 자주찾는 명소이지만 소재지는 담양군 남면에 있는 식영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전 남편과 데이트 장소로 많은 추억을 물들였던 곳이라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이웃님들께서도 식영정에서 그런 추억 하나 만들어 보시길..강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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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2 08:12 2009/11/0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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