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흑백사진 10. 아주 오래된 식영정 풍경
| |||||||
아주 오래된 식영정 풍경
1960년대 식영정 풍경
현재의 식영정
많이 다르다. 식영정(息影亭)이 거기 서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데, 주변 풍광은 다르다. 물론 도로도 그 자리에 그대로이고, 그 앞을 흐르는 자미탄 강 길도 비슷하지만 뒷 배경은 너무 달라 색다른 느낌이다.
하기야 반 세기의 세월이다. 60년대라니 초근목피, 산 자락에 소나무 껍질 하나까지 다 벗겨다 먹던 시절의 사진이다. 지금이야 산림녹화를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큼 이뤘으니 뒷산 별뫼(星山:성산별곡의 성산은 여기에서 따왔다)가 민둥산인건 색다르게 보일만도 하다. 식영정이 있는 언덕배기만 소나무가 보존돼 있고 성산은 아예 반들거릴 정도다. 산 꼭대기 부근에 소나무 한 그루가 이채롭다.
그래도 역사적인 유물 주변은 보호할 줄 알았던 어른들의 지혜는 본받을 만하다. 아마도 땔감으로 주변 산 모든 나무를 베었을 법 한데, 식영정 주위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건재하지 않는가. 지혜롭다.
또 멀리 보이는 식영정의 자태도 그대로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식영정 오른쪽으로 숲이 우거져 있다는 것. 이곳에 지금은 <송강집>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1973년), 부용당(1972년) 등의 부속건물들이 들어섰다.
식영정은 원래 1560년 서하당 김성원이 스승이자 장인인 석천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한다. 식영정이라는 이름은 임억령이 지었고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이다. 얼핏 그늘지는 아름다운 정자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은 굉장히 도교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이전투구, 이합집산의 난장판같은 정치에 휩쓸리기 싫어했던 임억령이 말년 담양부사시절 이곳에서 김성원, 고경명, 정철 등에게 도학을 강론하며 지냈다는 사실을 덧붙여 보면 자신을 항상 뒤따라 다니는 그림자마져 내려놓고(쉬게하고) 조물주처럼 자유롭고 호방무애한 삶을 살고싶다는 바람을 표현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임억령이 쓴 ‘식영정기’에는 그런 도교적 색채가 짙은 설명이 나온다. 그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했던 곳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식영정은 1972년 전라남도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제 헐벗고 굶주리던 6~70년대를 넘어 별뫼는 물론 정자주변에도 푸른 숲이 우거져 정자가 보이지도 않고, 앞은 잔잔한 호수로 변했다. 가히 임억령이 다시 찾아오고 정철이 노닐며 시 한 수읊을만한 곳이 되었다 하겠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요란스러운 개발만 없길 바랄뿐이다.
- 글 : 김옥렬 (전대신문 편집위원)
ps. 계간으로 발행되는 광주지하철의 사보 메트로에 추억의 흑백사진을 연재하고 있는 김옥렬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오랫만이라서 더욱 반갑게 받았다. 간만에 새 글을 올렸다는 소식에 선배의 글을 받아보았다. 이번 연재기사는 광주사람들이 자주찾는 명소이지만 소재지는 담양군 남면에 있는 식영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전 남편과 데이트 장소로 많은 추억을 물들였던 곳이라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이웃님들께서도 식영정에서 그런 추억 하나 만들어 보시길..강츄합니다.
"추억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추억의 흑백사진 10. 아주 오래된 식영정 풍경 (70)2009/11/02
- 추억의 흑백사진 9. 사라져간 경양방죽 (28)2009/09/22
- 추억의 흑백사진 8. 58년 충효동 왕버들나무 위의... (41)2009/08/28
- 추억의 흑백사진 7. 추억의 골목길 (41)2009/07/29
- 추억의 흑백사진 6. 동계천변 (40)2009/07/01
| 포스트가 유익하셨다면 RSS로 구독해 보세요. ☞ |
![]() |




























::: SayGJ 와의 교감을 위한 여러분의 댓글을 달아주세요! :::
예전사진모습 그대로는 거의 변한건 없는데...
도로가 생긴거 같네요....
예전 사진이 더 정겨워보이네요.....
그래두 잘 보호된거 같네요.....
옛사진을 보는 묘미가 바로 그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 1960년대라기에 약 50여년 밖에 안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비교해보면 너무나 먼 아득한 시대의 사진같아요...이런 과거의 사진 자료들을 보면 괜히 속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네용^^그 시절 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죠 ㅋㅋㅋ
추억의 타임머신이랄까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기분이죠.
과거와 현재... 반세기의 시대적 풍경을 비교해서 보니... 느낌이 확실히 다르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민둥산 vs. 조립산
부족하나 가득찬 vs 가득차 있으나 뭔가 허전한 ㅋㅋ
많은 세월이 흘러 눈으로 봐도 확연하네요. 정자은 없어졌나봐요
조림이 잘 되어 가려졌을 겁니다.
식영정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변해야 좋은 것이 있는가 하면 변하지 않아도 좋은 게 있군요.
정말 나이스한 생각입니다.
정자가 안보여요...
그래도 나무들이 울창히 자라서 다행이네요
울창한 나무 뒤에 정자가 있을 겁니다.
근처에 광주생태호수도 있고,
옛 생각나게 만드는 핫도그(설탕 살살 뿌린)도 판다는 사실...알려드립니당.
정말 오래된 사진 같은 느낌이네요.
변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정자는 안 보이지만, 울창한 나무 향기 맘껏 들이마시고 갑니다.
( 제 영화 2탄에 잠시 출연하셨답니다.)
식영정이 말입니까?
티비에서 보니까 예전의 우리일상의 모습을 외국 기자들이 사진으로 담았는데, 그것을 모아서 책으로낸 것이 뉴스에 나오더라구요.
이렇게 오래된 흑백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예전 그 시절로 돌아가서 제가 그 곳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쓸쓸한 날에는 빛바랜 사진을 꺼내 봅니다.
그러면 부족했던 뭔가가 채워져요.
흑백사진 정말 오랜만에 보는데요^^;; 너무 잘어울린거같아요..
정말 운치있네요^^
원색 컬러 보다는 흑백이 주는 마력이 있어욤ㅋ
식영정에 담긴 의미를 읽은 후.. 흑백사진을 다시 보니... 그 멋스러움이 더해집니다..
광주에서는 과거 흑백사진을 정리하는 분이 있으시군요..
잘 정리하여.. 귀중한 유산으로 남겨지길 기대해 봅니다..
광주100년사라는 특별전을 개최한 적도 있습니돠.
자료의 체계적 관리가 지식정보사회의 경쟁력이 아닐가요!
이런 오래된 사진을 어떻게 찾아내셨는지.. 설사,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어딘지 모를 것 같내요.
광주 토박님들께선 다들 아시드리구요.
헛. . . 1960년대 사진을 보게 될 줄이야. . .
흑백사진이라 더 멋진 듯 하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귀해지는 법이지요.
사진과 그 속의 우리의 역사가~~
오래된 흑백사진을 보면 기록사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제말이~~
전적으로 동감이예욤
'그림자가 쉬고있는 정자'
너무 멋있어요. 이름도... 그리고 새하얀 풍경도..
그림자도 쉬고있는 정자라..
옛 선현들의 지혜로움과 운치가 느껴지지요.
어랏 저는 왜 현재 사진에 식영정이 보이지 않을까요??? -.-
울창한 산림속에 정자가 숨이있기 때문이지요.
시간 내서 현재의 모습을 담으로 가보세요.
흑백이 주는 푸근함이 있습니다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 넘 멋스럽고
도교적인 냄새는 전혀 못느끼겠네요^^
해석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꿈보다 해몽의 승
암튼 좋은 정자입니다.
흠..현재의 식영정은...나무사이에 숨어있는 건가요?
사진에 보이지가 않아서요..^^;;
넵...숨어서 숨고르기 중 ^^
이름이 예쁘네요... 그림자가 쉬는 곳~~~~
잘보고갑니다.......^^
이름뿐 아니라 실제 풍광도 멋집니다.
한번 가보세요.
핫도그 사드시는 거 잊지 마시구욤ㅋㅋ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네요^^
세상에는 변한듯 보이지만 변치 않은 것이 있습니다.
식영정...참 아름다운 정자예욤.
식영정에 오르면 행복박스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랍니다.
많이 변한거 같아 보이네요.
그래도 여전히 멋진 곳인거 같습니다.
멋진 곳을 알아봐주시는 JUYONG PAPA님이 더 멋진걸요.
사람이 걸어서 지나던 길이 자동차가 지나가고 나무는 우거지고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이름도 너무 좋습니다.
10년전 식영정에 두고온 마음만은 변치 않고 있습니다. 정자에 앉으면 세상의 모든것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 답니다.
그많은 세월에 저 정도 변하면서 이렇게 남아 있다는 것만 해도 신기하네요.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참 좋은 곳이랍니다.
정자 이름이 정말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다시금 합니다.
옛 사진은 처음 봤는데, 새롭네요 ^^ 잘 봤습니다.
저 역시 이 글 옮기면서 식영정의 뜻을 알았는데,
참 아름답네요.
식영정의 흑백사진이 더 깊이가 있고 정감이 가네요.
글코 빼짱님이 그곳에서 데이트를 많이 하셨다고요. 상상이 되네요...
광주분도 상당수가 즐기는 데이트 장소가 아닐런지 ㅋ
식영정을 그냥 지나쳐갔었다는.....
그림자 밟고 가시진 않았겠지요?
많이 변한 듯 하면서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보이네요.
옛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하면서 본다는게 참 잼있고 신기하네요.^^
대비의 효과가 아닐런지...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 +_+ 멋있네요
꼭 가보고 싶어요!
좋은 사진들 잘봤어요~^^
저도 블로그 운영하는데 음료를 주제로 해요~!
지금 댓글만 남기면 음료수 공짜로 받는, 간단한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한 번 들러주세요! ^^
아니..그렇게 멋진 이벤트를..당장 달려갑니다. 쉬리릭~~~
위 사진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운치가 느껴지는데, 아래 도로가 놓인 사진에서는 특별함이 느껴지질 않네요. 조금 아쉽달까요. ^^
정자에 오르면 그 아쉬움마져도 쉬어 갈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지 않을까요.